서론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이 체내 대사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합적인 임상 증후군입니다. 일반적으로 좌심실 심근의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이지만, 심외막, 심근, 판막, 대혈관, 전도 장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심부전을 수축 기능 저하 여부에 따라 수축기 심부전과 확장기 심부전으로 구분했으나, 박출률만으로 심부전의 모든 특성을 설명하기 어려워 현재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과 박출률 보존 심부전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출률이 정상임에도 이완 기능 장애로 인해 심부전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심부전의 개념과 분류, 진단 기준을 중심으로 심부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1. 개념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이 체내 대사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채우거나 효과적으로 펌프질하지 못하는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합적인 임상 증후군입니다. 심부전은 심외막, 심근, 심내막, 판막, 우심실, 좌심실뿐만 아니라 대혈관, 리듬 장애, 전도 장애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좌심실 심근의 기능 이상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원인 질환을 확인하는 과정은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상적인 심장 주기는 심실 이완기와 심실 수축기의 두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나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영향을 받는 질환이 존재할 경우 심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심실 이완기에는 심실이 혈액으로 채워지는 반면, 심실 수축기에는 혈액이 박출됩니다. 오랫동안 심근 수축력 저하나 수축 기능 장애가 심부전의 유일한 원인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심장의 수축 기능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이완 능력 저하나 이완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전체 환자의 약 50%에서 심부전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한성 이완 기능 장애로 진단받은 환자는 심부전 증상을 보이지만 수축 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됩니다. 그 외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환자는 수축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수축 기능과 이완 기능 모두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이 질환을 "울혈성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이라 불렀으나, 울혈성 증상이 없는 환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는 "심부전(heart failur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부전은 다양한 심장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단일한 표준 질병명으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면 발병 원인과 관계없이 공통적인 병태생리학적 과정을 겪게 되므로, 질병의 한 종류로 간주됩니다.
2. 분류
과거에는 심부전을 수축 기능이 저하된 수축기 심부전(systolic heart failure)과, 수축 기능은 정상적이지만 확장 기능 장애가 원인인 확장기 심부전(diastolic heart failure)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좌심실의 수축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박출률이 사용되었으며, 일반적으로 좌심실 박출률이 저하된 경우를 수축기 심부전으로 분류하였습니다. 그러나 박출률이 감소한 경우에도 확장 기능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박출률만으로 수축 기능 장애를 완전히 설명하기 어려워 현재는 "수축기/확장기 심부전" 대신 "박출률 감소/보존 심부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심부전 진료 지침에서는 박출률이 50% 이상인 경우를 박출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F, HFpEF)으로 정의합니다. 또한 박출률이 41~49%인 경우를 경계형 심부전, 40%인 경우를 개선형 심부전으로 구분하여 박출률 감소 심부전의 아류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3. 역학
심부전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건강 문제로, 2012년 보고에 따르면 약 2,600만 명의 환자가 진단받은 질환입니다.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연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허혈성 심질환이었습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부정맥으로 인한 사망률이 점차 감소하는 반면, 심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심장질환 생존자의 치료율은 생존률 증가와 무관하게 변함이 없었습니다. 생존률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심부전 진단 후 5년 이내 사망률은 여전히 50%에 달합니다. ARIC 연구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의 30일, 1년, 5년 증례치명률(case fatality rate)은 각각 10.4%, 22%, 42.3%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인구 코호트 연구에서는 심부전의 A, B, C, D 단계별 생존율이 각각 97%, 96%, 75%, 20%로 나타났습니다.
심부전의 유병률은 연령 증가에 따라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65~69세에서는 인구 1,000명당 20명이 발병하는 반면, 85세 이상에서는 80명 이상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20세 이상 인구 중 2009~2012년에는 약 570만 명이 심부전을 앓고 있었으나, 2013~2016년에는 약 620만 명으로 증가하여 유병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일본에서는 2005년 기준 약 100만 명이 심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9개 대학 병원의 조사 결과, 심부전 원인 중 허혈성 심장질환이 32.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심근증(22.7%), 고혈압성 심장질환(16.5%), 심장판막증(13.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선천성 심장질환, 심내막염, 심근염 등의 기타 원인과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15.0%를 차지했습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입원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허혈성 심장질환이 52.3%, 고혈압성 심장질환이 36.7%, 심근증이 26.5%, 심장판막증이 1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
심부전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과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복합적인 임상 증후군입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심부전 환자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의료적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축기능 저하 여부에 따라 심부전을 분류했으나, 현재는 박출률을 기준으로 박출률 감소 심부전과 박출률 보존 심부전으로 나누어 접근하고 있습니다. 심부전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심부전의 원인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성 심장질환, 심근증, 심장판막증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도 심부전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예방과 조기 진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심부전은 한 번 발생하면 진행성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조기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심부전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 개발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심부전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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