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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고혈압성 위기: 응급상황과 긴급상황의 차이와 치료 전략

by simplyeon 2025. 2. 15.

서론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만성 질환이며,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고혈압성 위기는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응급상황입니다. 고혈압성 위기는 표적장기의 손상이 동반되는 ‘고혈압성 응급상황’과 손상이 없는 ‘고혈압성 긴급상황’으로 구분됩니다. 두 가지 상태는 혈압이 높다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치료 접근법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본 글에서는 고혈압성 위기의 개념과 원인,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연령 및 특정 상황에서의 관리 방안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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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성 응급상황(hypertensive emergency)

고혈압성 응급상황(hypertensive emergency)은 혈압이 180/120 mmHg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표적장기 손상이 진행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표적장기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표적장기 손상으로는 고혈압성 뇌병증, 뇌출혈, 심근경색, 폐부종을 동반한 급성 좌심실 심부전, 불안정성 협심증, 박리성 대동맥류(dissecting aortic aneurysm), 자간전증(preeclampsia)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응급상황은 주로 고혈압 환자가 적절한 혈압강하 치료를 받지 않거나 처방된 항고혈압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치료제로는 sodium nitroprusside, nitroglycerin, hydralazine, diazoxide, labetalol, esmolol 등의 정맥 주사제가 사용됩니다. 다만, 혈압을 지나치게 빠르게 낮추면 뇌, 관상동맥, 신장에서 허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24시간에 걸쳐 서서히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맥압(MAP)을 1분~1시간 내에 20~25% 감소시키고, 첫 24~48시간 동안 160/100 mmHg 이하로 급격히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후 환자가 혈압 강하를 잘 견디고 임상적으로 안정적인 경우, 수일에 걸쳐 정상 혈압으로 점진적으로 조절합니다.

고혈압성 긴급상황(hypertensive urgency)

고혈압성 긴급상황(hypertensive urgency)은 응급상황과 유사하게 혈압이 높지만, 표적장기 손상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혈압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응급상황만큼 즉각적인 조치는 요구되지 않으므로 경구용 항고혈압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로 반감기가 짧은 captopril, labetalol, clonidine 등이 긴급상황에서 사용됩니다. 첫 24시간 내에 혈압을 약 25%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되, 160/90 mmHg 이하로 급격히 감소시키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고혈압의 유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지만, 70세 이후에는 여성의 고혈압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젊은 여성에서는 경구용 피임약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만약 피임약 사용 중 고혈압이 발생하면,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고 대체 피임법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혈압을 가진 여성이 임신한 경우,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위험이 증가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국내 임상진료지침에서는 혈압이 160/110 mmHg 이상인 중증 고혈압의 경우 약물 치료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150/100 mmHg 이상의 혈압이 지속되면 분만 전후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증가하므로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치료 후 목표 혈압은 150/100 mmHg 미만으로 유지하며, 이완기 혈압이 80 mmHg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노인 환자의 고혈압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수축기 혈압이 상승하므로, 노인 환자의 대부분은 수축기 단독 고혈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축기 단독 고혈압 환자의 경우 높은 수축기 혈압을 유지해야 하며, 항고혈압 치료로 인해 이완기 혈압이 낮아지면 장기 혈액순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축기 혈압이 160 mmHg 이상이고 이완기 혈압이 90 mmHg 이하인 60세 이상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SHEP 임상연구에서는 thiazide 이뇨제가 위약 대비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노인 환자의 단독 수축기 혈압 치료의 유익성이 입증되었으며, 이뇨제가 1차 치료제로 권장됩니다.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않았고 아직 이뇨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 두 번째 약제로 thiazide 이뇨제를 추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역시 임상 연구를 통해 노인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 가능한 항고혈압제로 확인되었습니다. 베타차단제도 사용 가능하지만, thiazide 이뇨제나 칼슘통로차단제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협심증이나 빈맥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사용합니다.

80세 이상의 노인 환자의 고혈압 치료에 대한 근거 자료는 최근까지 부족하였습니다. Hypertnesion in the Very Elderly Trial (HYVET) 임상연구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60 mmHg 이상인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고혈압 치료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목표 혈압을 150 mmHg 이하로 조절하였을 때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사망률 또한 낮아졌습니다. 이를 통해 80세 이상의 노인 환자에게도 고혈압 치료가 필요하다는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노인 환자의 혈압 강하제 치료는 성인 용량의 최소 용량으로 시작하고, 혈압 변화에 따라 서서히 증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가능하면 1일 1회 투여하는 약제나 서방형 제제를 선택하여 복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고혈압성 위기는 단순히 혈압이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응급 또는 긴급상황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표적장기 손상이 동반된 응급상황에서는 빠르고 신중한 혈압 조절이 필요하며, 긴급상황의 경우 서서히 혈압을 낮추는 치료 전략이 요구됩니다. 또한, 임신 중이거나 고령 환자인 경우 혈압 관리의 기준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적인 접근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성 위기를 예방하려면 정기적인 혈압 관리와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며,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심혈관 질환 및 기타 합병증의 발생을 줄이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