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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심부전 패러다임의 변화: 신경호르몬 모델의 중요성(2)

by simplyeon 2025. 2. 18.

서론

심부전은 다양한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이에 대한 이해는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나트륨이뇨펩티드(natriuretic peptide),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rginine vasopressin), 엔도텔린(endothelin), 네프릴리신(neprilysin) 등 여러 신경호르몬과 생물표지자는 심부전의 병태생리에 깊이 관여합니다. 이 중 나트륨이뇨펩티드는 심부전에서 증가하며, 혈관 확장과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는 등의 역할을 통해 질환 진행을 조절합니다. 또한, 아르기닌 바소프레신은 신장의 수분 재흡수를 증가시키고 심부전 환자에서 체액 과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엔도텔린은 강력한 혈관수축제이며, 심부전 환자의 혈류학적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네프릴리신은 나트륨이뇨펩티드의 분해를 촉진하는 효소로, 이를 억제하면 심부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생물학적 인자는 심부전의 발병과 진행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최근 연구들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 전략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신경세포()

 

라. 나트륨이뇨펩티드(natriuretic peptide)

 나트륨이뇨펩티드는 동맥 나트륨이뇨펩티드(atrial natriuretic peptide, ANP), B형 나트륨이뇨펩티드(B-type natriuretic peptide, BNP), C형 나트륨이뇨펩티드(C-type natriuretic peptide, CNP) 등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ANP는 주로 우심방에서 존재하며, BNP는 주로 좌심실에서 발견됩니다. 두 펩티드 모두 압력과 용적 과부하로 인해 분비됩니다. 한편, CNP는 주로 뇌에서 존재하며 혈중 농도가 매우 낮습니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ANP와 BNP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며, 이는 RAAS(renin-aldosterone-angiotensin system)를 통해 나트륨뇨 배설과 수분 배설을 촉진하고, 혈관 확장, 알도스테론 분비 저하, 심장비대 감소, 교감신경과 RAAS 저해 등의 효과를 나타냅니다. 또한, BNP와 그 비활성형인 NT-proBNP(N-terminal prohormone of brain natriuretic peptide)는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예후 평가, 진단, 치료의 생물학적 표지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축성 심부전 환자의 경우 BNP의 상승 정도는 사망률 증가, 급사의 위험, 증상 악화, 재입원율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급성 비대상성 심부전(decompensated heart failure)의 정확한 진단은 호흡기 질환이나 비만 등과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BNP 검사는 급성 심부전과 다른 원인을 구별하는 데 활용되며, 약물 용량 조절을 위해 BNP를 반복적으로 측정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약물 치료와 비교했을 때 장기적인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축성 심부전 환자에서 BNP의 반복 측정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마.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rginine vasopressin, AVP)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VP)은 신장에서 수분과 용질 배설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하수체 유래 펩티드 호르몬입니다. AVP의 분비는 혈장 삼투압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체내 수분 균형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AVP의 생리학적 효과는 V1a 및 V2 수용체를 통해 매개됩니다. V1a 수용체는 혈관 평활근과 심근에 존재하며, AVP의 자극을 받으면 혈관 수축과 심장 수축을 유발합니다. 반면, V2 수용체는 신장의 집합관(collecting duct)에 위치하며, AVP 자극을 통해 수분의 재흡수를 촉진합니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AVP의 혈중 농도가 상승하며, 이는 AVP가 심부전의 병태생리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를 뒷받침합니다. AVP 농도가 증가하면 (a) 신장에서 수분 재흡수가 증가하여 수분 과다 및 저나트륨혈증을 초래하고, (b) 동맥 혈관 수축을 유발하여 심박출량 감소를 초래하며, (c) 심장비대 및 세포외 기질 콜라겐 침착을 증가시켜 심장 개조를 촉진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AVP 수용체를 저해하여 수분 배설을 증가시키는 AVP 길항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구용 V2 수용체 저해제인 톨밥탄(tolvaptan)은 급성 심부전 환자에서 증상을 개선하고 혈중 나트륨 농도와 소변 배출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심박동수, 혈압, 신기능 및 기타 전해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사망률이나 이환율을 개선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바소프레신 저해제의 장기적인 사용 효과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바. 엔도텔린(endothelin)

 엔도텔린은 강력한 혈관 수축 작용을 가진 펩티드입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엔도텔린-1(endothelin-1)은 내피세포와 혈관 평활근 세포에서 합성되며, 노르에피네프린, 안지오텐신 II,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의 자극에 의해 분비가 증가합니다.

엔도텔린-1의 혈중 농도는 심부전 환자에서 상승하며, 이는 혈역학적 이상 정도, 증상 악화, 사망률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엔도텔린-1은 정맥과 동맥의 수축을 유발하여 전부하(preload)와 후부하(afterload)를 증가시키며, 신동맥 수축을 통해 신장 혈류를 감소시키고 나트륨 저류를 초래합니다. 또한, 엔도텔린-1은 심근 독성을 유발하고 부정맥을 일으키며, 심근 비대를 촉진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비록 혈역학적 개선 효과가 보고되었으나, 엔도텔린 저해제가 심부전 환자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 네프릴리신(neprilysin)


 네프릴리신은 1970년대에 처음 분리되었으며, enkephalinase, neutral endopeptidase, vasopeptidase, atriopeptidase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이 효소는 나트륨이뇨펩티드 분해에 관여하는 주요 효소이며, 혈관 활성 펩티드의 분해도 촉진합니다.

 네프릴리신은 혈관 수축 작용을 가진 엔도텔린, 안지오텐신 II뿐만 아니라, 혈관 확장 작용을 하는 substance P와 브래디키닌(bradykinin)까지 분해합니다. 결과적으로 네프릴리신은 나트륨이뇨펩티드의 반감기를 단축하고 생리적 활성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네프릴리신 저해를 통해 내인성 나트륨이뇨펩티드의 효과를 증대시켜 혈관 확장과 나트륨뇨 배설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결론

 

 심부전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과 환자의 예후 개선에 필수적입니다. 나트륨이뇨펩티드, 아르기닌 바소프레신, 엔도텔린, 네프릴리신 등의 신경호르몬은 심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의 조절을 통해 질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BNP 및 NT-proBNP는 심부전의 생물표지자로서 진단과 예후 평가에 활용되고 있으며, AVP 길항제와 네프릴리신 저해제 등의 새로운 치료 전략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부 치료제는 단기적인 증상 개선에는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인 생존율 개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구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고, 심부전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부전의 다양한 생물학적 표지자 연구는 질환의 이해를 심화시키고,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