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서 박출된 혈액은 혈관벽에 압력을 가하며, 일반적으로 동맥 내 압력을 혈압이라 한다. 동맥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고혈압이라 한다. Framingham Study에서는 고혈압이 사망률과 이환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Veterans Administration Study 2에서는 고혈압을 조절하면 사망률과 이환율이 상당히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혈압 생성에는 나트륨 저류로 인한 체액 증가,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인한 심박수 및 심장수축력 증가와 혈관수축, 그리고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 활성화로 인한 혈관수축 및 교감신경 흥분이 관여한다. 따라서 치료에는 이러한 기전과 관련된 thiazide계 이뇨제, 칼슘통로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베타차단제가 주로 사용된다.
고혈압은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심장질환(10.7%)과 뇌혈관 질환(7.7%)의 주요 위험인자로 확인되었으며, 고혈압성 질환의 사망률은 2.0%에 불과하지만 매우 위험한 질병으로 평가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만 30세 이상, 표준화)은 2007년 24.5%에서 2012년 28.9%로 증가한 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2018년 조사에서는 28.3%로 나타났다. 성별 비교 시 남성의 유병률은 33.2%, 여성은 23.1%로 남성이 10.1% 높았으며, 30~60대에서는 남성의 유병률이 높았으나, 70대 이상에서는 여성의 유병률이 더 높았다.
국내에서는 고혈압의 심각성에 대한 전향적 연구가 부족하며, 6년간의 후향적 추적 관찰 연구에서 140/90mmHg 이상의 고혈압 환자는 130/85mmHg 미만의 혈압을 가진 사람보다 심뇌혈관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코호트 내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뇌졸중의 주요 위험 인자가 고혈압이며, 130/85mmHg를 기준으로 할 때 180/110mmHg 이상에서는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5.1배, 2기 고혈압 전단계에서는 2.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료지침은 2004년 대한고혈압학회가 미국의 2003년 JNC 7을 기반으로 제정하여 발표하였다. 이후 2013년 유럽고혈압지침을 참조한 일차의료용 고혈압 권고안 및 초안이 개발되었고, 2018년에 개정되었다. 영국은 2010년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를 발표하였으며, European Society of Hypertension (ESH)/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ESC)는 2009년 개정판에 이어 2013년과 2018년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미국에서는 2013년 JNC 8이 발표되었으며, 2015년 SPRINT trial 결과와 2017년 ACC/AHA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90~95%)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1차성(본태성)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 원인이 확인된 2차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의 약 5%로 유병률이 낮다. 2차성 고혈압은 동반 질환이나 약물 등의 영향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것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는 질환이다. 2차성 고혈압의 가장 흔한 원인은 콩팥질환이며, 이외에도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쿠싱증후군, 크롬친화성세포종, 갑상샘기능항진증, 그리고 부신피질호르몬, 경구용 피임제, 교감신경흥분성 약물, 술, 갑상샘호르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및 COX-2 억제제, 다량의 나트륨이 함유된 약물 등과 같은 약인성이 2차성 고혈압의 원인이다.
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고혈압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이미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진행되어 그에 따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포괄적인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를 통해 고혈압을 확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을 진단하고 평가할 때는 1차성과 2차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무증상 장기손상 및 심뇌혈관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권고된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 요인으로는 연령, 흡연, 비만, 이상지질혈증, 혈당 상승, 조기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 및 당뇨병이 있다.
또한, (미세)알부민뇨, 좌심실비대, 망막증, 동맥경화증, 동맥경직도 증가와 같은 무증상 장기손상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뇌질환, 심장질환, 만성콩팥병, 말초혈관질환과 같은 임상적 심뇌혈관질환 여부는 혈압 조절 상태와 관계없이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심혈관계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프래밍햄 위험도 점수(Framingham Risk Score)는 환자의 향후 10년 동안의 관상동맥질환 발생 확률을 평가하는 도구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프래밍햄 위험도 점수는 환자의 성별, 나이, 당뇨병 유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여부 등을 기준으로 10년 위험도를 계산한다. 프래밍햄 위험도 점수가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 위험군 환자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항고혈압 치료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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