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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항고혈압제의 종류와 작용 기전: 알파차단제부터 레닌억제제까지

by simplyeon 2025. 2. 14.

서론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 적절한 혈압 조절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항고혈압제가 개발되어 왔으며, 각각의 작용 기전과 적응증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이 선택됩니다. 항고혈압제는 크게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알파차단제, 직접 혈관 확장제 등으로 분류되는데, 특히, 알파차단제는 말초 혈관의 알파 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일부 약물은 양성 전립샘 비대증 치료에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특정 항고혈압제는 부작용과 제한점이 있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다양한 항고혈압제의 특징과 임상적 활용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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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차단제

선택적 알파차단제는 말초혈관 평활근 세포에서 카테콜아민의 흡수를 억제하여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선택적 알파차단제 중 doxazosin은 The Antihypertensive and Lipid Lowering Treatment to Prevent Heart Attack Trial (ALLHAT study)에서 이뇨제(chlorthalidone),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lisinopril), 칼슘통로차단제(amlodipine)와 함께 사용된 항고혈압제입니다.

ALLHAT 연구는 55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 42,4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향적,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고혈압 합병증(죽상동맥경화, 심부전, 뇌졸중 등) 발생률과 고혈압 관련 사망률을 비교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doxazosin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thiazide 이뇨제를 투여받은 환자군보다 심혈관계 질환(뇌졸중, 심부전 등) 발생률이 높아 연구가 조기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알파차단제는 1차 항고혈압제로 권장되지 않으며, 다른 항고혈압제로 혈압 조절이 충분하지 않을 때 보조적으로 사용됩니다.

알파차단제는 혈압 강하 효과 외에도 전립샘에 풍부한 알파 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전립샘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완화하는 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양성 전립샘 비대증과 고혈압을 동시에 가진 남성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알파차단제 사용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최초 투약 현상(first-dose phenomenon)입니다. 첫 투약 후 1~3시간 내에 현기증, 심계항진, 실신,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첫 복용 시 취침 전에 복용하고, 낮은 용량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기립성 저혈압과 현기증은 장기 복용 중에도 지속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복약 지도 시 환자에게 앉거나 누운 후 천천히 일어날 것을 교육해야 합니다.

중추신경계 작용 항고혈압제

Clonidine과 methyldopa는 뇌의 혈관운동중추(vasomotor center)에서 α2-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자극하여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Clonidine은 주로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며, methyldopa는 주로 임신부에게 사용됩니다. 두 약제 모두 장기 사용 시 나트륨과 체액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methyldopa가 clonidine보다 더 심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methyldopa를 임신부가 아닌 일반 고혈압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이뇨제와 병용해야 합니다.

Clonidine은 졸음, 구강건조, 변비, 요폐 등의 항콜린성 부작용을 자주 일으키므로, 노인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또한, clonidine은 심부전 환자에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들 환자에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항고혈압제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 반동성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서서히 감량한 후 중단해야 합니다.

교감신경 차단제

Reserpine은 교감신경 말단에서 norepinephrine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고 심박수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이 약물은 심각한 나트륨 및 체액 저류를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이뇨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임상시험 결과, reserpine은 thiazide 이뇨제와 병용 시 우수한 항고혈압 효과를 나타내며, 혈압 관련 질환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강력한 교감신경 차단 작용으로 인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코막힘, 위산 과다 분비, 설사, 서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용량 사용 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나, 현재 권장되는 0.25mg 용량에서는 다른 항고혈압제와 유사한 수준의 발생률을 보입니다.

직접 혈관 확장제

Hydralazine과 minoxidil은 동맥 평활근을 직접적으로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는 약물입니다. 강력한 혈관 확장 효과로 인해 교감신경이 자극되면서 레닌 분비 증가, 체액 저류, 반사성 빈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감신경 활성화를 조절하기 위해 베타차단제를 함께 사용하고, 체액 저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뇨제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Hydralazine은 약물유발성 루푸스(drug-induced lupus, DIL)를 유발할 수 있어 고혈압 치료제로의 사용이 제한되며, 심한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게만 사용됩니다. DIL 발생은 용량 의존적으로 나타나며, 하루 200mg 이상의 용량에서 위험이 증가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근골격계 통증이 가장 흔하며, 그 외에 심낭삼출, 흉통,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여성에서 더 자주 발생하며, 약물 중단 시 완치가 가능합니다.

Minoxidil은 빈맥, 두통, 부종, 다모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특히 다모증의 발생률이 80~100%로 매우 높지만, 약물 중단 시 회복됩니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minoxidil은 1차 치료제로 권장되지 않으며,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사용됩니다.

 

결론

항고혈압제는 각각의 특성과 기전에 따라 환자의 상태에 맞춰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알파차단제는 단독으로 1차 치료제로 사용되지 않으며, 양성 전립샘 비대증을 동반한 환자에게 유용합니다. Clonidine과 methyldopa는 특정 상황에서 사용되지만, 반동성 고혈압과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감량 후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혈관 확장제인 hydralazine과 minoxidil은 심한 부작용이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이처럼 항고혈압제는 개별 환자의 상태와 동반 질환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며, 부작용 관리 또한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