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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베타차단제의 임상적 역할과 최신 가이드라인 변화

by simplyeon 2025. 2. 14.

서론

베타차단제는 오랫동안 고혈압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혈압 강하와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특히, thiazide 이뇨제와의 병용 요법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과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며, 1차 고혈압 치료제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베타차단제의 단독 사용이 다른 항고혈압제보다 심혈관 보호 효과가 낮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이에 따라 미국심장협회(AHA)와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에서는 베타차단제를 1차 치료제에서 제외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반면, 유럽 및 국내 지침에서는 여전히 1차 치료제로 권장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가이드라인의 변화 속에서, 베타차단제의 최신 임상적 역할과 고려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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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차단제와 고혈압 치료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베타차단제는 thiazide 이뇨제와 함께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며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어 오랫동안 1차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임상연구에서는 베타차단제가 단독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thiazide 이뇨제와 병용되었습니다.

Losartan Intervention for Endpoint (LIFE)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와 베타차단제는 모두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을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는 뇌졸중과 당뇨병 예방에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nglo-Scandinavian Cardiac Outcomes Trial (ASCOT) 임상연구에서는 atenolol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뇌졸중과 당뇨병 발생률이 증가하여 연구가 조기 종료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여러 메타분석 연구에서 베타차단제를 1차 항고혈압제로 사용할 경우, 다른 항고혈압제보다 심혈관 보호 효과가 낮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심장협회(AHA)와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차단제를 1차 항고혈압제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럽 지침에서는 베타차단제가 다른 주요 항고혈압제와 유사한 혈압 강하 효과 및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메타분석 결과를 근거로 1차 고혈압 치료제로 계속 권장되고 있습니다. 국내 고혈압 임상진료지침에서도 유럽 지침과 마찬가지로 베타차단제를 1차 고혈압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베타차단제는 55세 이상 고혈압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혈당 상승과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치료 이득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베타차단제의 수용체 작용

베타차단제는 교감신경계에서 분비되는 카테콜아민 호르몬의 수용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베타차단제는 b1과 b2 두 가지 수용체에 작용하는데, b1 수용체는 주로 심장 근육세포에, b2 수용체는 말초 동맥 내피세포, 신장, 기관지 등에 분포합니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베타차단제는 약물마다 b1과 b2 수용체에 대한 친화도가 다릅니다.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는 b1과 b2를 모두 차단하는 반면, b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심장선택성(cardioselectivity) 베타차단제가 일반적으로 선호됩니다. 이는 b2 수용체 차단이 기관지 수축을 유발하거나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타차단제의 심장선택성은 용량이 증가할수록 감소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베타차단제 중에는 베타 수용체를 차단하면서 부분적으로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제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내인성 교감자극작용(Intrinsic Sympathomimetic Activity, ISA)을 가진 베타차단제로는 acebutolol, carteolol, penbutolol, pindolol 등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제제가 서맥, 기관지 경축, 심박출량 감소, 말초혈관 수축, 지질 이상 등의 부작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베타차단제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낮으며, 오히려 관상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용이 제한됩니다.

베타차단제의 부작용

베타차단제의 부작용은 베타 수용체 차단 작용에서 기인합니다. 심근에서 β 수용체가 차단되면 서맥, 심차단, 급성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동맥 평활근에서의 베타차단제의 약력학적, 약동학적 차이는 환자의 동반 질환, 부작용 발생 가능성 및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서맥과 심차단의 부작용을 줄이고 베타차단제의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휴지기 심박수를 분당 60회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베타차단제는 췌장의 β 세포에서 β 수용체와 연관된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고, 근육 세포에서 미세 혈류를 줄여 인슐린 감수성을 저하시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 환자가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경우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발생이 감소하고 신증 진행이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 환자에서 추가 제제로 권장됩니다. 또한, 베타차단제는 저혈당 발생 직전에 나타나는 진전, 심계항진, 배고픔 등의 증상을 은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형 당뇨 환자에서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다른 항고혈압제 사용이 실패했거나 추가적인 적응증이 있는 경우에 한해 고려해야 합니다. 베타차단제는 이뇨제와 유사하게 지질대사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나, 임상적인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고지혈증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정기적으로 공복 지질 수치와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베타차단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β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베타차단제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 증가된 β 수용체로 인해 심장 자극과 혈관 수축이 쉽게 일어나 반동성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협심증, 급성 심근경색, 사망까지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베타차단제는 1~2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용량을 줄인 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

베타차단제는 심박수를 낮추고 교감신경 활성도를 조절하여 혈압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항고혈압제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다른 항고혈압제 대비 심혈관 보호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특정 환자군에서는 당뇨병 발생 증가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의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고혈압 치료제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유럽 및 국내 지침에서는 여전히 치료제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베타차단제 사용 시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치료 목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최적의 고혈압 치료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