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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심부전 치료제 분석: 안지오텐신 수용체 및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 비교

by simplyeon 2025. 2. 21.

서론

심부전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유병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중요합니다. 특히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의 조절은 심부전 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기존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는 심부전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한계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ARB)와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ARB와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의 작용 기전, 주요 임상 연구 결과, 그리고 심부전 치료에서의 역할을 비교하여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정제(tablets)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심부전의 발생과 진행에서 RAA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확립되어 있으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이점 또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사용하더라도 많은 환자에서 심부전이 여전히 진행됩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일시적으로 안지오텐신 II 생성을 감소시키지만, 호르몬 생성 자체를 완전히 억제하지는 않습니다. 안지오텐신 II는 심장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비의존성 경로(예: chymase, cathepsin, kallikrein)를 통해 형성됩니다. 따라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사용해도 안지오텐신 II의 유해한 영향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부작용 중 하나인 기침은 이 약물이 브래디키닌(bradykinin) 축적을 유발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반면,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의 AT1 아형을 차단하여 안지오텐신 II의 유해한 작용을 억제하며, 브래디키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C단계 좌심실 수축부전 환자의 일차 치료제로는 여전히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가 권장됩니다. 그러나 최근 ACC/AHA 가이드라인에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를 대체 약물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A 및 B단계 심부전에서도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대체제로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가 권장됩니다. 다만,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로 인해 저혈압, 고칼륨혈증, 신부전이 발생한 환자들에게는 적절한 대체약물이 아닙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의 병용 요법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CHARM-Added 연구에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및 베타차단제를 사용 중인 환자에게 candesartan을 추가했을 때, 전체 생존율 개선 효과는 없었지만 심혈관 사망률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반면, VALIANT 및 Val-HeFT 연구에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valsartan의 병용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존 심부전 치료에서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를 추가하는 것은 부작용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가운데, 효과가 다소 향상되는 정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


Spironolactone과 eplerenone은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로서,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mineralocorticoid receptor)를 저해하여 효과를 발현합니다. 신장에서 이들 약물은 나트륨 재흡수를 억제하고 칼륨 배설을 감소시킵니다. 이뇨 작용은 약하지만, 칼륨 보존 효과는 강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심장에서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는 세포 외 기질의 콜라겐 침착을 억제하여 심장 섬유화와 심실 개조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Spironolactone은 androgen 및 progesterone 수용체에도 작용하여 여성형 유방이나 성기능 이상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eplerenone은 androgen과 progesterone에 대한 친화력이 낮아 이러한 부작용이 적습니다.

심부전에서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의 치료 효과는 단순히 심장에서 알도스테론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장 섬유화 및 심실 개조를 방지하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는 알도스테론이 유발하는 전신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알도스테론으로 인한 칼슘 배설 증가와 골 무기질 밀도 감소를 억제하여 심부전 환자의 골절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보고되었습니다. Spironolactone은 이뇨제로 잘 알려져 있으나, 심부전 치료에서는 이뇨 효과가 미미합니다. 따라서,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베타차단제와 마찬가지로 심부전에서 신경호르몬 조절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로 볼 수 있습니다.

RALES 및 EPHESUS 연구에서는 심박출량이 감소한 중등도에서 중증 심부전 환자 및 심근경색 이후 좌심실 기능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 저용량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가 효과적이라고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RALES 연구 이후 Ontario Drug Benefit Program에서 130만 명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에서는 spironolactone 처방 증가와 함께 고칼륨혈증(hyperkalemia)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결론

심부전 치료에서 RAAS 조절은 핵심 전략 중 하나이며, ACEi는 여전히 1차 치료제로 권장됩니다. 그러나 ACEi 불내성 환자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ARB가 효과적인 대체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는 심장 섬유화 억제 및 생존율 개선 효과를 보이며, 심부전 치료의 중요한 보조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부작용 관리가 필수적이며, 개별 환자의 상태에 맞춘 치료 접근이 필요합니다. 향후 연구를 통해 보다 최적화된 치료 전략이 제시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