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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약물유발 간손상의 임상증상(2)

by simplyeon 2025. 2. 11.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간세포 손상은 조직학적 특징과 임상 소견에 따라 중심소엽괴사(centrilobular necrosis), 지방간염(steatohepatitis), 인지질증(phospholipidosis), 전신간세포괴사(generalized hepatocellular necrosis)로 분류된다.

중심소엽괴사는 acetaminophen의 경우처럼 용량 의존적이며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마취제인 halothane처럼 특이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손상은 독성 대사체에 의해 발생하며, 간소엽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손상이 확산될 수 있다. 경증의 경우 소량의 간실질 조직만 손상되므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혈청 aminotransferase 수치만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는 간경화나 만성 간손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으며 빠르게 회복된다. 심각한 경우에는 오심, 구토, 복통, 황달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Acetaminophen의 고용량 복용은 독성 중간대사체인 NAPQI를 생성하며, NAPQI는 sulfhydryl groups과 높은 친화성을 가진다. Glutathione은 간세포에서 sulfhydryl groups의 공급원으로 작용하여 NAPQI와 결합함으로써 해독작용을 수행한다. 따라서 acetaminophen의 고용량 투여 후 N-acetylcysteine (NAC) 투여는 sulfhydryl group을 보충하여 독성을 예방할 수 있다.

라이증후군(Reye's syndrome)은 소아에서 아스피린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독성 간염의 형태이다. valproate에 의한 간독성도 이와 유사한 소견을 보인다. 초기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로 인해 acyl-coenzyme A와 carnitine이 고갈되며, 이로 인해 지방산이 축적되고 당신생 과정(gluconeogenesis)이 손상되어 저혈당이 발생한다. 동시에 요소회로(urea cycle) 붕괴로 암모니아 제거가 감소하고 단백질 이용이 지연되면서 혈중 암모니아 수치와 prothrombin time이 증가한다.

지방간염은 지방괴사(steatonecrosis)라고도 불리며, 간세포 내 지방산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괴사이다. 약물이나 그 대사체는 간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 지방산 산화를 방해하여 지방괴사를 유발한다. 간세포 내 소포들이 지방산으로 가득 차면 결국 간세포의 항상성이 무너진다. 알코올이 acetaldehyde로 전환되면 지방산 합성이 증가하여 간세포가 미세소포성 지방으로 가득 차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한다.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혈액으로 유출되어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많은 간세포가 괴사되기 전에 원인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장기간 합병증 없이 가역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Tetracycline은 지방간질환과 지방간염을 일으키며, 지방 거대소포가 간 전체에 확산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tetracycline을 정맥으로 하루 1.5g 이상 투여할 경우 고혈중 농도와 관련하여 이러한 손상이 발생한다. Tetracycline에 의한 지방간염의 치사율은 70~80%로 높으며, 생존한 환자는 종종 간경화를 보인다.

Sodium valproate는 cytochrome P450에 의해 delta-4-valproic acid로 전환되며, 이는 미세소포성 지방침착 유도제로 작용하여 지방괴사를 유발한다.

인지질증은 간세포에 지방산 대신 인지질이 축적되는 상태로, 보통 간세포 내 리소좀체에 축적되는 특징이 있다. 혈청 aminotransferase가 상승하며, 간비대가 주된 증상이다. 황달은 드물게 나타난다. Amiodarone은 인지질증과 관련이 있으며, 고용량으로 투여받은 환자의 경우 간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환자의 간에는 amiodarone뿐만 아니라 대사체인 N-desethyl-amiodarone도 축적되며, 약물 투여를 중단한 후에도 몇 개월 동안 검출된다.

전신간세포괴사는 바이러스성 간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생체활성화 과정은 독성 간염으로 진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간손상의 즉각적인 원인일 필요는 없다. 독성 간염과 관련된 여러 약물들은 간독성 대사체를 직접 생성하기보다는 불완전 항원(hapten)으로 작용하여 특정 세포단백질에 결합하고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Isoniazid는 장기간 투여 시 10~20%의 환자에게 간기능 장애를 일으키며, 1% 미만의 환자에서는 심각한 독성 간염을 유발한다. Isoniazid는 아세틸화 과정을 거치며 acetylisoniazid로 아세틸화된 후 acetylhydrazine으로 가수분해된다. Acetylhydrazine은 간세포 단백질에 직접 독성 작용을 하지만, 빠른 아세틸화 과정에서 비독성 대사체인 diacetylhydrazine으로 해독된다.

N-acetyltransferase 2 (NAT2) 유전형(genotype)은 환자의 상대적 위험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이다. Slow-type NAT2 genotype을 가진 환자는 fast-type NAT2 genotype을 가진 환자보다 혈청 aminotransferase 상승 위험도가 약 28배 높다. 나이 또한 isoniazid에 의한 간독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노인 환자에서 간독성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Ketoconazole은 장기간 사용 시 간기능 검사 수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