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약물치료학

염증성 장질환의 병태생리 파헤치기

by simplyeon 2025. 2. 4.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소장, 대장, 직장을 포함한 일련의 장기에서 발생하는 위장관 질환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만성 염증 질환입니다. 이는 주로 대장에 국한된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과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의 모든 부위에서 병변이 발생할 수 있는 크론병(Crohn's disease, CD)으로 구분됩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위장관의 면역기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정신적 요인, 약물 등의 복합적인 요소로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1859년 영국의 내과 의사 Samuel Wilks 경에 의해 처음 알려진 질환이고, 크론병은 1623년 독일의 외과의 Wilhelm Fabry에 의해 최초로 발견된 후, 미국의 내과 의사 Burrill B. Crohn에 의해 명명되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은 관절염, 포도막염, 간 질환 및 전신 합병증과 연관되므로 전신 질환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합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위장관 내에서 발병하는 범위와 심각도가 다르며, 장관벽 침범 정도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염증 병변이 대장에 국한된 경우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식이 제한, 복통, 구토, 식욕 부진으로 인한 음식 섭취 감소, 설사, 염증, 누공 및 장 절제로 인한 장관 내 흡수력 저하 등으로 발생하는 영양실조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합병증 발생에 대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1. 궤양성 대장염 병태생리


 궤양성 대장염은 발병 위치가 직장과 대장에 한정되며 대부분 장관의 점막층에서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합니다. 회장 부근까지 병변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국소 림프절은 침범하지 않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발병 부위에 따라 궤양성 직장염, 직장 상부에서 비장 만곡까지 침범하는 좌측 또는 원위부 궤양성 대장염, 비장 만곡 이상을 침범하는 광범위 궤양성 대장염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광범위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 투여가 필요한 사례가 많고, 갑작스러운 악화나 대장 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더 빈번합니다.

 장샘 농양은 궤양이 유착된 경우 관찰되며, 확대된 장샘 농양은 가용종 형성의 원인이 됩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합병증은 치질, 치열, 직장 주위 농양 등이 주로 국소적으로 발생하지만, 독성 거대결장은 가장 중요한 급성 합병증으로 결장이 6cm 이상 팽창하면서 전신 독성 징후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합병증은 궤양성 대장염 입원 환자의 약 7.9%에서 발생하며, 발생 시 사망률은 50%에 이릅니다. 대장암 및 대장 이형성은 주요 만성 합병증으로, 일반인보다 발병률이 5배 이상 높으며 유병 기간이 증가할수록 대장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2. 크론병 병태생리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서 발병할 수 있는 난치성 질환입니다. 병변은 연속성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초기에는 장간막이 두꺼워지고 부어 있는 양상을 보이다가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궤양은 점막하층 이상까지 깊게 침범하며 장관 내강에 협착이 발생합니다. 크론병의 분류는 Vienna 분류와 Montreal 분류에 따라 발병 연령, 병변 위치, 발병 양상으로 구분됩니다. 연령은 소아기와 40세를 기준으로 구분되며, 병변 위치는 상부 위장관 침범 여부와 회장 및 결장 발생 여부로 나뉩니다. 발병 양상은 단순 염증, 협착, 누공 또는 관통 양상으로 분류되며 항문부 병변은 별도로 다룹니다.

 크론병 환자에게는 저색소성 빈혈이 흔히 발생하며, 누공은 궤양성 대장염보다 빈발합니다. 크론병 환자의 평생 누공 발생 위험도는 20~40%에 이르며 외과적 수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양결핍은 염증 반응 시 종양괴사인자와 인터루킨 등이 이화작용을 촉진하고 식욕부진을 유발하기 때문에 발생하며, 장의 길이 감소와 설사로 인한 미량 원소 소실도 고려해야 합니다.

 소아 크론병 환자는 성장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23~88%에 이르며 질병 진행 시 지속적인 성장 저하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사용과 함께 과체중을 보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균형 있는 영양소 공급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헤모글로빈, 알부민, 저장철, 칼슘, 비타민 D, 엽산, 아연 등의 정기 점검이 필요하며, 빈혈 및 골다공증 발생 여부에 대한 평가 후 경장 영양 등 적절한 영양 공급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3. 합병증


 염증성 장 질환은 장관 외부 장기에 침범하여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전신성 증상은 크론병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골격계 합병증은 염증성 장 질환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약 5~10%, 크론병 환자의 약 10~20%에서 말초 관절통과 관절염이 발병하며, 혈청 반응은 음성으로 나타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건선성 관절염과 달리 관절의 파괴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점막 합병증으로는 결정성 홍반, 괴저성 농피증, 구강 내 궤양, 스위트 증후군(급성 열성 호중구성 피부염)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피부 관련 부작용은 환자의 약 15%에서 나타나며, 질환에 따라 발생 양상과 호발 부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약 2~5%에서 안구 합병증이 발병하며, 특히 관절 관련 합병증과 동반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크론병 환자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나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상공막염, 공막염, 포도막염, 시력 불선명, 안구 통증, 눈부심 등이 있습니다.

 간담관 합병증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서 더 흔히 발생합니다. 환자의 약 50%가 지방간, 담도 주위염, 자가면역성 간염, 간경변,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 담관암, 담석증 등의 간담도 관련 합병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