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세포 핵 내의 HBV cccDNA는 약물치료로 제거되지 않으므로 만성 간염의 약물치료는 HBV 증식을 억제해야 하는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약물치료 대상은 아니며, 약 10~40%의 환자에서 약물치료가 요구된다. 약물치료 시작 여부는 간경변증 유무, HBV 증식 정도, 간 손상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대상성과 비대상성 모두에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는 만성 B형 간염의 자연경과에 따라 면역활동기에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고, 면역관용기와 면역비활동기에는 약물치료 없이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치료 개시 여부를 판단한다. HBV 증식 정도는 PCR 검사로 HBV DNA 검사 결과를 통해 평가하고, 간 손상의 여부는 혈청 ALT 수치와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HBV DNA 수치는 면역관용기에서 매우 높으며, 면역 활동기에서는 20,000 IU/mL를 초과하고, 면역비활동기에서는 2,000 IU/mL 미만이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면역활동기의 HBV DNA 수치 기준은 20,000 IU/mL로 설정되어 있으나 이는 과거 PCR 방법이 없을 때 임의로 정해진 수치이다. 약물치료 개시 기준이 되는 ALT 정상 상한치는 간 기능 평가의 일반적 기준보다 더 보수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대한간학회의 진료지침은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과 동일하게 정상 상한치를 남녀 모두 40 IU/mL로 설정하고, 치료 개시 기준에서는 남성은 34 IU/L, 여성은 30 IU/L을 사용한다. 이는 한국의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관련된 ALT 기준치가 남성 34 IU/L, 여성 30 IU/L로 보고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미국 AASLD 가이드라인은 건강한 남성에서 2933 IU/L, 여성에서 1925 IU/L을 ALT 정상 상한치로 보고, 치료 개시 기준으로 남성은 35 IU/L, 여성은 25 IU/L을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여성 기준이 미국보다 5 IU/L 높은 셈이다.
면역관용기의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바이러스 증식이 매우 활발하여 HBV DNA 수치가 높은 상태이나 간 염증과 섬유화가 거의 없거나 경미하여 ALT 수치는 정상이다. 이 시기의 환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약 치료에 대한 바이러스 반응률과 HBeAg 혈청전환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치료 중단 시 바이러스가 다시 2,000 IU/mL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밝혀져 장기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약물치료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치료 대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항바이러스약이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을 낮추었다는 보고도 있다. 면역관용기 환자에서 치료 개시 여부는 연령, HBV DNA 수치, 간 섬유화 진행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면역관용기 환자는 대개 나이가 젊으며, 나이가 들면서 간 염증 괴사나 섬유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은 면역관용기 환자는 간 생검이나 비침습적 간 섬유화 검사 또는 간 섬유화 스캔을 통해 염증 괴사 및 섬유화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간 염증 괴사나 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면역관용기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또한 HBV DNA 수치가 낮아지면 면역 반응이 시작되어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면역관용기를 벗어났다는 신호이다. ALT 수치 상승 또한 간 염증 괴사나 섬유화 진행 가능성을 시사한다.
면역관용기 환자와 면역비활동기 환자는 ALT와 HBV DNA 수치를 13개월마다, HBeAg와 anti-HBe는 26개월마다 모니터링한다.
치료 개시가 권장되는 환자는 면역활동기와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이다. 면역관용기와 면역비활동기 환자가 모니터링 중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변화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HBV DNA 수치가 2,000 IU/mL 이상일 때 치료가 권장되며, 그 이하일 때에는 치료를 고려한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HBV DNA가 검출되면 수치와 관계없이 치료가 권장된다.
면역활동기의 만성간염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약 치료는 간경변증 발생, 간경변증의 대상성에서 비대상성으로의 변화,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을 모두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증식이 있으면서 간의 괴사 염증이나 섬유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 면역활동기 환자는 항바이러스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항바이러스약 치료가 간세포암종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며, 우리나라에서 항바이러스약 치료가 증가한 이후에도 간세포암종의 조발생률과 사망률은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면역활동기 환자에서 약물치료 개시 기준으로 HBV DNA 수치는 HBeAg 양성의 경우 2,000~20,000 IU/mL, HBeAg 음성의 경우 2,000 IU/mL 이상이다. ALT 기준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이며, ALT가 정상보다 상승하였으나 정상 상한치의 2배 이하인 경우 간 생검이나 간 섬유화검사를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간 조직검사에서 염증이나 섬유화가 2단계 이상 진행된 경우 치료 시작이 권고된다.
면역활동기 환자는 바이러스 증식과 함께 ALT가 정상 상한치의 5~10배 이상 상승하거나 황달, 프로트롬빈 시간 연장과 같은 심각한 간기능 이상, 그리고 복수 및 간성혼수 같은 합병증이 급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는 '만성 간질환의 급성 악화에 따른 간부전(ACLF)'이라고 하며, 약제 내성, 약제 중단, 항암치료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ACLF는 간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으므로 즉각적인 항바이러스약 치료가 필요하다.
HBeAg 음성인 면역활동기 환자는 HBeAg 양성을 경험했던 환자들이므로 간에 다양한 정도의 섬유화가 이미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환자들에게 항바이러스약 치료는 간 섬유화 진행 정도를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면역비활동기 간염 환자는 치료하지 않아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 또한 간 섬유화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1~2%/년의 빈도로 HBsAg 소실이 이루어질 수 있다. HBsAg 소실은 B형간염의 기능성 치유로 간주되기 때문에 약물치료로 HBsAg 소실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면역비활동기 환자에서 peg-interferon과 adefovir 병합요법 또는 peg-interferon과 tenofovir disoproxil 병합요법으로 48주간 치료 후 72주째 HBsAg 소실을 살펴본 무작위대조군 연구에서 치료군에서 HBsAg 소실은 4% 빈도로 나타났으며, 치료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소실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면역비활동기 간염 환자는 진행성 간섬유화가 없는 경우 항바이러스약 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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