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만성간염 환자는 반드시 약물치료를 한다. 혈청 HBV DNA 수치가 2,000 IU/mL을 초과할 경우 ALT 수치와 관계없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장되며, HBV DNA 수치가 2,000 IU/mL 미만이더라도 검출이 되면 ALT 수치와 무관하게 치료 시작을 고려한다. HBV DNA 수치가 증가한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HBV DNA 미검출 환자보다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이 높으며, 항바이러스약 사용은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항바이러스약으로 HBV DNA 상승을 억제하여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황달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를 비대상성 간경변증이라고 정의한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약 치료로 간 기능이 개선될 수 있으나 바이러스 반응 도달 및 임상적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간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 간기능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 B형간염 재활성화가 발생하면 간기능부전 위험이 높으므로 낮은 농도의 HBV DNA가 검출되더라도 즉각적인 약물치료가 권장된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interferon alfa 투여 시 세균감염 및 간부전과 같은 유해반응이 나타나므로 interferon alfa 사용이 금기이다. 약물치료에도 간기능이 회복되지 않거나 간부전으로 진행되는 경우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간경변증 환자는 만성간염 병기와 무관하게 약물치료를 한다.
대한간학회의 진료지침은 만성 B형간염의 자연경과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반면,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과 미국 AASLD 가이드라인은 HBeAg 검사결과, HBV DNA 수치, ALT 수치를 기준으로 치료 개시 알고리즘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및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에서는 간의 염증 괴사 및 섬유화 정도를 치료 기준의 하나로 제시한다. HBeAg 양성 환자는 HBV DNA가 20,000 IU/mL을 초과하고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인 경우 미국 가이드라인에서 치료 대상이며,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미만이라도 간의 염증 괴사나 섬유화가 심각할 경우 약물치료 대상이다. HBeAg 음성 환자는 HBV DNA가 2,000 IU/mL 이상이면서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인 경우 치료 대상이며,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미만이라도 간의 염증 괴사나 섬유화가 진행되면 치료가 필요하다. HBeAg 양성 환자에서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이면서 HBV DNA가 2,000~20,000 IU/mL인 경우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HBeAg 혈청전환 가능성을 고려하여 13개월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며, 6개월 이상 ALT가 지속해서 상승하면 치료를 권장한다. 미국 가이드라인은 이 환자들에게 간 생검이나 비침습적 검사를 권장하며, 검사 결과가 섬유화 2등급 이상 또는 염증 괴사 3등급 이상이면 치료 개시가 권장된다. 또한 ALT 상승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면역력이 있는 성인의 95% 이상에서 급성 간염은 저절로 회복되므로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필요한 경우 영양 공급과 지지요법을 제공하고,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간기능부전이 발생하면 경구용 항바이러스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만성 B형간염 치료약으로 peg-interferon alfa-2a(이하 peg-interferon)와 경구용 항바이러스약이 있다. Peg-interferon은 약제 내성 발생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응률이 낮고 가격이 비싸며 주사 투여가 필요하고 부작용으로 인해 투여 금기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Peg-interferon에 반응이 좋은 환자는 주로 유전자 A형으로 알려져 유전자 C형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1차 약제로 peg-interferon 단일요법이 적절하지 않다. 경구용 항바이러스약(nucleotide/nucleoside analog, NA)은 하루 1회 경구 투약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NA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제 내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약제 내성 발생 위험이 적은 entecavir, tenofovir(tenofovir DF, tenofovir AF), besifovir 단독요법이 1차 선택으로 추천된다.
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 약제 내성 발생은 약물치료 실패의 흔한 원인이다. 유전자 장벽이 높은 항바이러스약이 개발된 이후 약제 내성 위험은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약제 내성은 약물치료 실패의 주요 이유로 남아 있다. 약제 내성이 발생하면 바이러스가 증식하고 ALT가 상승하며 간질환이 진행된다. 인체 내 바이러스는 하루에 10^11 비리온 이상 복제되며, 이러한 빠른 복제 속도는 돌연변이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바이러스 DNA 염기서열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추가 돌연변이도 쉽게 발생하여 다른 약에 대한 교차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약제 내성 발생 후 교차 내성이 없는 약제로 변경해도 약제 내성 발생률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보다 높다. 따라서 처음 항바이러스약을 사용할 때 약제 내성 발생 위험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클레오타이드 유도체와 뉴클레오시드 유도체 계열 내에서는 교차 내성이 있을 수 있으나, 계열 간 교차 내성은 드물다.
약물치료 초기에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하는 현상을 바이러스 돌파 현상(virological breakthrough)이라고 하며, 이는 바이러스 수치가 바닥에서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바이러스 돌파 현상이 나타나면 약제 내성을 의심하고 치료 약제를 변경해야 한다. 복약 이행도가 좋음에도 바이러스 돌파 현상이 나타나면 약제 내성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약제 내성이 확인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치료 약제를 변경한다. Lamivudine, telbivudine, clevudine에 내성이 확인되면 tenofovir로 변경한다. Entecavir 내성인 경우 tenofovir로 변경하거나 tenofovir 추가 병합요법으로 변경한다. Tenofovir 내성이 확인되면 entecavir 추가 병합요법으로 변경한다.
'약물치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B형바이러스간염의 개별 약제 특징(2) (0) | 2025.02.10 |
---|---|
B형바이러스간염의 개별 약제 특징(1) (0) | 2025.02.09 |
B형바이러스간염의 약물치료 접근방법 (1) | 2025.02.08 |
B형바이러스간염의 예방과 치료 목표 (0) | 2025.02.08 |
B형바이러스간염의 임상 양상과 임상검사 (1) | 2025.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