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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학

C형바이러스간염의 치료 목표와 약물치료 접근방법

by simplyeon 2025. 2. 10.

C형간염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HCV 감염증의 완치이다. 또한, HCV로 인한 간 및 간 이외 질환(간의 염증 괴사, 섬유화, 간경변증, 간경변증의 비대상화, 간세포암종, 심각한 간 외 합병증, 사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타인으로의 HCV 전염을 방지하는 것도 목표이다. 이러한 목표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HCV 감염을 억제하여 간 기능 악화, 간세포암종 진행, 사망을 감소시킬 수 있다. 간 이외 조직에서 합병증이 발생한 말기 환자도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하여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약물치료를 통해 전염성을 줄일 수 있다.

약물치료의 종결점은 치료 종료 후 12주 또는 24주가 지난 시점에서 혈청에서 HCV RNA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다. 이를 각각 지속적인 바이러스 반응(Sustained Viral Response, SVR12 또는 SVR24)이라고 부른다. HCV RNA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 치료 전에 HCV core antigen이 양성이었던 환자는 치료 종료 24주 후 혈청에서 HCV core antigen이 검출되지 않는 것을 종결점으로 대신할 수 있다. 간 섬유화나 간경변증이 진행된 환자는 SVR에 도달하더라도 간세포암종에 대한 감시는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치료로 SVR에 도달하였더라도 환자가 면역력을 획득한 것은 아니므로 재감염 예방이 필요하다.

HCV 감염 환자에서 HCV 박멸의 이점이 크기 때문에, HCV 감염증이 확인된 모든 환자(급성 및 만성 포함)는 약물치료가 권장된다. 특히 심각한 간 섬유화가 있는 환자(METAVIR score F2 또는 F3), 비대상성(Child-Pugh B 또는 C) 간경변증을 포함한 간경변증 환자(METAVIR score F4), 임상적으로 상당한 간 이외 합병증이 있는 환자(예: HCV 관련 혼합 저온글로불린혈증이 있는 혈관염, HCV 면역복합 관련 신장병변, HCV 관련 비호지킨 B세포 림프종), 간 이식 후 HCV 재발 환자,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간 이외 장기 이식 환자, 조혈세포 이식 환자, HBV 공존 감염 환자, 당뇨병 환자), 간 질환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 그리고 타인을 전염시킬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주사용 마약 사용자, 남성과 성관계하는 고위험 성생활자, 임신을 원하는 여성, 혈액투석 환자 등)은 지체 없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모든 환자는 이전 치료 경험과 무관하게 치료약에 대한 금기사항이 없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있으면서 MELD 점수가 18~20인 환자는 간 이식을 먼저 받은 후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간 이식을 받기까지 6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MELD 점수 18~20 환자는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할 수 있다. 한편 HCV 감염으로 인한 간 이외 병변으로 여명이 짧은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다.

약물요법은 인터페론 제제와 리바비린의 병합요법보다 효과적이며 내약성이 우수한 경구용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 병합요법을 1차 선택으로 한다. DAA는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약제를 두 가지 병합하여 사용하며, HCV 유전자형에 따라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인터페론 제제는 DAA 개발 이전 HCV 치료의 핵심이었으나 SVR 도달 비율이 50%를 넘지 못하였다. 인터페론 단일요법에서 24주와 48주 치료를 비교했을 때, 48주 치료가 더 우수하였다. 이후 리바비린을 병합한 48주 치료로 SVR이 45%에 도달하였고, peg-인터페론으로 변경하여 주 3일 치료에서 주 1일 치료로 변경하자 SVR이 50%에 도달하였다. Peg-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합요법은 유전자 1형에서 치료효과가 낮았다.

유전자 1형 환자는 peg-인터페론과 리바비린 체중기반 표준 용량(1000mg/day 또는 1200mg/day) 병합요법으로 48주 치료했을 때 SVR24가 4050%에 도달하였다. 반면 유전자 2형과 3형 환자는 저용량 리바비린(800mg/day) 병합요법으로 24주 치료했을 때 SVR24가 7080%에 도달하였다. 초기 DAA 제제인 보세프레비르와 텔라프레비르는 peg-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합요법에 추가하여 사용되었으며, SVR을 기존보다 30% 이상 증가시켜 6675%에 도달하게 하였다. 이후 시메프레비르와 소포스부비르를 추가한 병합요법에서는 SVR이 8090%에 도달하였다. 현재 경구용 DAA 병합요법은 SVR 도달률이 95% 이상이며, 이를 통해 HCV 박멸 및 완치가 기대된다.

DAA의 개발로 인해 부작용이 많고 주사 투여가 필요한 peg-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합요법은 대체되었으며, 특정 유전자형에만 사용하거나 복용법이 복잡한 제제는 시장에서 사라졌다. DAA는 작용기전에 따라 HCV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NS5A 억제제, NS5B 중합효소 억제제로 구분되며, 작용기전이 다른 약제를 조합하여 레지멘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DAA는 소포스부비르,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가 있다.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는 유전자 1형과 4형에 사용되며,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는 모든 유전자형에 사용하고,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는 유전자 3형을 제외한 모든 유전자형에 사용한다.

DAA 중 아수나프레비르, 보세프레비르, 다클라타스비르, 다사부비르,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는 국내에서 허가되었으나 시판되지 않는다.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복합제,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복실라프레비르 복합제, 시메프레비르, 텔라프레비르는 국내에서 허가를 받지 않았다. 모든 유전자형에 사용 가능한 glecaprevir/pibrentasvir, sofosbuvir/velpatasvir, sofosbuvir/velpatasvir/voxilaprevir 복합제는 하루 한 번 투여가 가능하며, 이 중 일부 복합제는 기존 12주 치료기간을 8주로 단축하였다.

약물 선택은 HCV 유전자형, 이전 치료 경험의 유무, 사용 약제 종류, 간경변증 유무 및 대상성/비대상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간경변증의 대상성과 비대상성은 Child-Turcotte-Pugh (CTP) 점수를 기준으로 A등급은 대상성, B등급과 C등급은 비대상성으로 구분한다. HCV 치료에 사용하는 레지멘은 경구용 DAA 병합요법, peg-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합요법, peg-인터페론 + 리바비린 + DAA 병합요법이 있다. 복용 편리성, 항바이러스 효과, 내약성을 고려하여 경구용 DAA 병합요법이 1차 약물치료 레지멘으로 선택된다.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2018년)은 12세 이상 모든 HCV 감염 환자에게 약물치료를 권장하며, 18세 이상 성인 만성 C형간염 치료에 모든 유전자형에 사용할 수 있는 DAA 병합요법 사용을 권고한다. AASLD-IDSA 가이드라인은 이전 항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거나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게 glecaprevir/pibrentasvir 8주 또는 sofosbuvir/velpatasvir 12주 치료를 권장한다.

DAA 내성은 HCV 아미노산 변이로 발생하며, 이를 약제내성 관련 치환(RAS) 또는 다형성이라고 한다. RAS는 약물투여 경험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Elbasvir/grazoprevir를 유전자 1a형에 사용할 때 HCV NS5A 부위에 RAS가 존재하면 치료기간을 12주에서 16주로 연장한다.